"천사님은 이름이 뭐에요?"
다른 천사들이 그랬듯이 그도 우리를 보고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그가 기꺼이 대답한다.
"사마엘이라고 해요. 하지만, 여러분 세계에서는 흔히 사탄, 타락한 천사, 하이데스, 헤르마프로디토스 따위로 부를거예요. 또 수메리아 사람들은 네르갈, 이집트 사람들은 세트라고 불러요. 그것말고도 다른 이름이 많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다 기억할 수가 없네요."
"당신이 여기 천국에 있어도 되는 건가요?"
그가 큰 소리를 내며 웃는다.

"물론이지요. 천국과 지옥은 같은 거예요. 저 아래, 여러분의 세계에서 나를 받아 주듯이 이곳에서도 나를 받아 주지요.
그뿐이 아니에요. 나는 그 어떤 천사보다도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어요.
나는 무지한 사람들을 유혹해서 그들의 나쁜 성향을 부추겨요.
그럼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자기들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지요.
물론 이승 사람들이 나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무지한 사람들은 개선시키려면 자기들이 무지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는 방법밖에 없어요.
내 덕분에 온갖 잘못을 벌하는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있는 거예요.
여러 분 속담에 바닥에 닿은 다음에야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말하자면 나는 사람들이 바닥에 닿았다가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요."
스테파니아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는 그 천사의 말을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선과 악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큰 전쟁일수록 명분은 언제나 더 그럴싸하지 않던가? 선의 이름을 내걸고 악을 행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거꾸로 악에서 선이 나올 수도 있다. 사마엘 천사가 인용한 속담이 바로 그 점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자꾸 게으름 피우고 게임을 하고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천사께서 나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려는 것.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천사께서 그들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려는 것.
나쁜일도 나쁘기만 한 일이 아님.
나쁜일이 일어나는 것은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니까 일어나는 것.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면...
그 다음 개선은?
전쟁이 있어야 평화주의자가 나온다.
평화를 지키기위해서 특정 집단을 학대한다.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선과 악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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