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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과 책읽기

2023년 12번째 책 / 홍학의 자리(정해연)

by 나는갱자 2023. 8. 19.

홍학의 자리 그리고 편견의 자리

 



 얼마 전에 행복학교에서 아기 상어 동요의 영상을 보여주며 그 영상에서 편견을 찾아보라 했습니다.

편견을 찾는 것은 쉬웠습니다.

엄마 상어는 긴 속눈썹을 가지고 있고 어여쁘다라는 수식어가 있었죠.

아빠 상어는 힘이 쎄고 할머니 상어는 자상하고 할아버지 상어는 멋지대요.

어린시절부터 즐겨듣던 노래가 어린이의 무의식 속에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어릴 때 엄마곰은 날씬해 아빠곰은 뚱뚱해라는 곰 세마리 가사가 내키지 않았어요.

우리 집은 곰 세마리 집과 정반대였기 때문입니다. 🤣
 
 애초에 추리소설인 걸 알고 읽었기 때문에 저는 모든 소설의 장치와 등장인물들을 의심했습니다. 

몇 가지 반전은 내 예상과 비슷하기도 했지만(정확하진 못했어요.) 그 반전을 드러내는 방식에 감탄했고 소위 말하는 글빨에 완전히 몰입하여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흡수한 편견과 고정관념들은 저를 그 이상의 추리를 불가능하게 했고

채다현의 정체를 알았을 때 저는 소설 내내 제가 까막눈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추리소설 중에 젊은 사람인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은 노인이었던 소설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나 할 법한 연애를 구구절절 하고 있기에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가 반전에 깜짝 놀랐었죠. 

나에게는 나를 놀래킬 수 있는 편견이 몇 가지나 남아 있는 것일까요? 

 

새는 알에서 깨고 나와야 한다던데 재미로 읽은 추리소설 몇 권이 아직도 나에게는 깨야할 알이 많다는 걸 알려준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